한계 너머로: Dolby Atmos와 함께 한 “티파니 트위스티드”의 데뷔 EP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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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 트위스티드(Tiffany Twisted)’는 제가 개인적으로 시작한 레코딩 프로젝트로, 처음엔 라이브 공연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습니다. 기타리스트 애덤(Adam)을 만나 서로 음악적으로 통한다는 걸 깨닫고 밴드에 대한 비전이 생겼죠. 우리가 듣고 자란 밴드들의 음악에서 얻었던, 그런 마음의 위안을 줄 수 있는 밴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듀오를 결성해 런던 곳곳의 아마추어 오픈 마이크 무대를 돌며 음악에 대한 반응을 살폈고, 좀 더 큰 무대에 서게 되면서 정식 밴드를 필요로 하게 됐어요. 그렇게 2019년에 이르러 지금의 4인조 ‘티파니 트위스티드’ 모습을 갖췄습니다.

이후 몇 개월 동안 런던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했고, 트루바두르(The Troubadour)와 같은 전설적인 록 공연장의 무대도 경험했죠. 지금은 꽤 많은 곳들이 운영을 중단해서, 코로나 이전에 공연할 수 있었던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떤 공연은 정말 좋았고, 잘 안 풀린 공연도 있었어요. 한번은 이스트 런던에 있는 어느 클럽에서 공연 중이었는데, 저희 밴드가 두 곡을 마치자 장비 전원을 내리고 DJ에게 넘기려고 하더군요. 저는 너무 화가 나서 스피커를 찼다가 발가락이 부러졌고, 애덤은 보안요원이 끌어낼 때까지 기타를 연주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저희는 그곳 출입을 ‘영구 금지’ 당했고, 프로모터는 출연료를 갖고 잠적하고 말았어요.

애비 로드로 가는 길

그 무렵,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에 올렸던 초창기 노래 몇 곡을 듣고 인디 스타트업 레이블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다섯 트랙으로 구성된 EP를 한번 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죠. 계약서에 서명하고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레이블로부터 EP 레코딩을 애비 로드(Abbey Road) 스튜디오에서 진행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말 난데없이 전화가 왔었죠. 그냥 갑자기 툭 던지듯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EP 레코딩 작업은 애비 로드 괜찮아요?” 식으로 말이죠.

물론 저희는 ‘예’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 나온 질문은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럼, Dolby Atmos® 레코딩 작업은 어떨 것 같아요?”

2019년 성탄절 연휴가 막 시작될 즈음, 이듬해 1월쯤 스튜디오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즉 4주 조금 못 미치는 기간 동안 데뷔 EP에 넣을 곡들을 만들어야 했고, 음악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라이브 레코딩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만 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작곡 과정의 이야기

티파니 트위스티드의 곡작업은 주로 저와 애덤이 머리를 맞대고 어떤 ‘감’이 올 때까지 다양한 리프와 멜로디를 시도해보는 방식입니다. 그런 다음 노랫말을 붙이는데, 이 과정만큼은 제가 꼭 혼자 하고 있어요.

애비 로드에서의 작업 이야기를 듣기 몇 주 전 어느날, 애덤은 앉아서 기타를 치고 저는 문밖에서 40개비째 담배를 피우고 있었죠. 그때 창문 너머로 들려온 리프를 듣자마자 저는 담배를 떨어뜨리며 “그거야! 바로 그게 우리 다음 싱글곡이야!”라고 외쳤어요. 그렇게 해서 완성된 곡이 바로 「Sold My Soul」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사실 싱글로 꼽기에 아주 이상한 곡입니다. 가사 부분이 스타카토 7/8 느낌이라 뭔가 복잡하게 느껴지는데, 저희한테는 이상하게 아주 잘 맞았습니다. 작곡 과정은 어쿠스틱하게 가는 것이 좋다고 보는데, 군더더기 없이 곡의 본질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곡 자체가 정말 좋다면 단번에 파악할 수 있잖아요.

물론 정말 좋은 곡이 나올지 아닐지는 알 수 없죠! 당시 저희는 프로 스튜디오 수준에 맞는 정식 데모를 준비할 시간도, 자원도 없었습니다. 작업 과정의 대부분이 아직 실물을 보지 못한 대상을 그리고 묘사하는 방법일 수밖에 없었어요. 영화의 어떤 장면을 보고 사운드트랙을 상상해서 만드는 것과 비슷했습니다. 서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머리로 그리면서 이해하는 식이었죠. 그러다 어떤 트랙에 대한 비전이 일치하면 굉장히 영적인 경험이 되곤 합니다. 창작에 대한 감이 일치하면 에너지가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작업할 때 그런 경험을 더 자주 합니다. 애덤의 기타 연주를 듣고 제게 어떤 ‘감’이 들면, 멜로디와 노랫말의 형태가 갖춰지기 시작하는 마법과 같은 순간이 있어요. 그러면 반쯤 명상에 잠긴 것 같은 상태에서 트랙을 연주하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죠.

DOLBY ATMOS로 방향을 바꾸다

바로 이런 이유로 Atmos 레코딩 작업이 저희 밴드와 꼭 맞았습니다. 록 밴드에게 일반적인 선택지는 아니지만, Atmos라는 접근법 덕분에 믹스에 넣을 수 있는 요소에 대한 경계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저희 밴드의 비전을 온전히 실현시킬 수 있었죠. Atmos로 제작한 최종 결과물을 들으면 바로 저희가 처음 구상했던 ‘그 장면’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사운드의 몰입도가 그만큼 절대적이기 때문이죠. Dolby 사운드를 만나면 음악이 마치 살아 숨쉬는 생명체처럼 느껴집니다. 품안으로 파고들 수 있을 것처럼 말이죠!

줄곧 해오던 어쿠스틱 방식에서 Atmos를 활용한 라이브 밴드 레코딩으로 바꾸는 것은 사실 큰 도전이었습니다. 초반 곡작업 단계에서 씨앗을 잘 뿌려놓은 다음, 애덤과 제가 밴드의 다른 멤버들과 내용을 공유하면 서서히 윤곽이 잡혀갑니다. 그리고 밴드와 라이브 연주를 하다 보면 언제나 곡이 조금씩 달라지죠. 잭의 드럼 비트가 섹션의 분위기를 바꾸면서 곡을 확 살려놓은 적도 있어요. 「Sold My Soul」이라는 곡이 특히 그랬죠. 처음엔 코러스 부분 전체를 하프 타임 느낌으로 가려고 했는데, 애비 로드 일정을 불과 며칠 앞두고 잭과 연습하던 중 지금의 버전으로 바뀐 겁니다. 코러스의 앞 절반은 더블 타임으로 시작했다가, 천천히 하프 타임 그루브로 넘어가요. 이런 대비 덕분에 코러스가 아주 잘 나왔습니다.

 

스튜디오에서의 작업

저희는 스튜디오 3에서 라이브 레코딩을 진행했기 때문에, 네 명의 밴드 멤버가 스탠딩 상태에서 멋지게 연주를 해내는 전통 방식으로 모든 트랙의 주요 부분을 살려내는 것이 아주 중요했습니다. 트랙의 중심에는 날것 그대로의 그런지 사운드를 심고, 그 위에 Atmos 레이어를 올라가며 확장되기를 원했죠.

당시 레코딩 세션을 되짚어보면 참 재미있는 것이, 저희 마음에 꼭 들었던 기타 연주와 보컬 하모니 대부분이 실은 스튜디오 일정 마지막 날 아무 계획 없이 진행한 즉흥 세션에서 나왔다는 점입니다.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기타 레코딩 중인 밴드 ‘티파니 트위스티드’의 애덤 데이비스

스튜디오 작업 2일차에 애덤이 지각을 했는데, 나머지 밴드 멤버들은 「When We Are Nothing」 레코딩을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애덤은 서둘러 라이브 룸에 들어와 기타를 들고 ‘어떻게든 해볼까 하는데 괜찮을까’라고 모두에게 물었었죠. 그런데 EP 트랙에 수록된 모든 리드 기타 라인이 바로 그날 즉흥 테이크에서 나온 것들이에요. 그리고 제 첫 번째 보컬 라인 뒤에 실로폰처럼 들리는 인공적인 화음 멜로디가 있는데, 이것 역시 계획에 없었지만 느낌이 아주 좋아서 애덤이 놀랐었죠. 그렇게 되기가 절대 쉽지 않거든요! 확신하건대,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는 뮤지션이 연주에 완전히 푹 빠지게끔 만드는 어떤 기운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곳을 거쳐간 엄청난 뮤지션들의 에너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어요.

애비 로드 스튜디오의 콘트롤 룸에서

「Speaking in Tongues」의 솔로곡도 같은 방식으로 탄생했습니다. 스튜디오에 마이크를 켜놓고 손 가는 대로 깁슨 레스폴을 연주하던 중에요. 제가 노래하는 마지막 코러스에 솔로를 넣자는 구상만 있었지 그 이상은 계획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애덤에게서 밴 헤일런을 향해 오마주를 바치듯 상행 태핑 릭(tapping lick)이 나왔어요. 애덤은 이 트랙의 톤이 「Master of Puppets」에서 커크 해밋이 보여준 기타에 가까워야 한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엔지니어로 참여한 크리스 볼스터(Chris Bolster)에게 그런 사운드를 얻을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마침 커크 본인과 바로 며칠 전까지 함께 작업을 했으니 그 사운드만큼은 확실히 해주겠다고 하더군요! 정말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최종 믹스를 만드는 데 크리스가 아주 큰 역할을 했어요. 우리가 갖고 있던 비전을 실체화해줬죠. 크리스, 다시 한번 정말 고마웠습니다!

한편 리드 기타 레이어링이 들어간 「When We Are Nothing」은 Atmos 사운드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코다 구간을 썼는데, 결과가 아주 좋았습니다. 「Overdose」 역시 애비 로드에서 레코딩을 거치며 확 살아난 트랙이고요. 이 곡은 보컬과 기타 등 여러 파트가 마치 호흡하듯 패닝 인/아웃하며 대화를 주고받는 느낌이 되도록 구상했는데, Atmos 덕분에 원안 그대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곡을 들을 때 더 높은 차원의 감성을 입힐 수 있고, 아티스트는 그만큼 창의력의 자유를 넓힐 수 있죠. 환상적인 조합입니다. 각 섹션을 따로 떼어놓고 봐도 생동감이 있고, Atmos 믹스 전체를 들어보면 몸안을 타고 흐르는 듯한 기타와 보컬 라인을 느낄 수 있습니다!

AVIDPLAY를 통한 데뷔 EP 발매

레이블에서 EP 발매를 위한 최종 작업들이 늦어지면서, Atmos 믹스들은 사실 제 침대 머리맡에 하드 드라이브에서 몇 달을 기다렸습니다. 결국 얼마 후 저희는 레이블을 나왔고, Atmos EP 앨범 하나를 손에 쥔 인디 밴드가 되고 말았죠. 직접 발매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믹스를 여러 곳에 들려주려고 한참을 수소문했는데, 이전부터 연락을 주고받았던 Dolby에서 감사하게도 Avid와 연결을 시켜줬어요. AvidPlay라는 새로운 배포 플랫폼에 관한 소식을 접했죠. AvidPlay에서는 저희와 같은 독립 뮤지션이 대형 레이블의 도움 없이 이 정도 수준의 창작물을 직접 세상에 내놓을 수 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바로 세워주죠. 점점 많은 수의 독립 아티스트들이 메인스트림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요즘, 음원 유통 분야에 있어서도 큰 변화의 한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Avid Link를 사용해 AvidPlay로 음원을 배포하는 과정은 굉장히 쉬웠습니다. 플랫폼이 실제 런칭하기 전에는 복잡한 Atmos 인코딩을 보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곧 EP 작업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Dolby Atmos로 발매하게 되어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희가 작업했던 것만큼 즐겁게 많은 분들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Tiffany Twisted 멤버

Adam Davies – Guitar
Hetti Harper – Vocals
Jack Francis – Drums
Harry Pike – B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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